BUSAN 도시 브랜드 세계에 각인…"다시 일어서겠다"

입력 2023-11-29 02:30   수정 2023-12-06 16:59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파워에 부산이 눈물을 삼켰다. 부산은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29 대 119의 표 차이로 리야드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양보했다. 생중계로 지켜보던 부산시민들은 1차 투표 결과에 크게 낙담한 표정을 지으며 발길을 돌렸다. 시민 강상현 씨(41·사업가)는 “엑스포는 무산됐지만 유치 과정에서 희망을 봤다”며 “정부와 부산시의 추진 동력이 꺼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다독였다.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산은 무너지지 않고 다음 승부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시민의 힘으로 떠올린 엑스포 9년
부산시는 2014년 엑스포 유치 추진 방안을 수립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후 5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2019년 국가사업으로 확정지은 뒤 2021년 유치신청서를 BIE에 제출하며 공식화했다.

정부와 대기업, 부산시가 한 팀으로 뭉쳐 본격적인 홍보 작업에 들어간 것은 2021년부터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산시가 자체적으로 벌인 엑스포 개최 국민인지도 조사 결과, 2020년 32.3%에 불과하던 수치가 2021년 73.3%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91.4%가 엑스포 부산 개최를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여에 이르는 엑스포 공백기를 떠받친 것은 부산시민이었다. 2015년 10월부터 엑스포 개최를 위한 부산시민 100만 명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139만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정부 지원도, 대기업 지원도 전혀 없는 가운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여론을 확산하며 지금의 ‘원팀’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은 시민 응집의 정점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5000명의 환영 인파가 부산역에 모여 실사단의 방문을 반겼다. 나윤빈 부산시 대변인은 “부산시민의 응집력은 4월 BIE 실사단 방문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시민의 엑스포 유치 열기를 그대로 이어 나갈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넘어 글로벌 부산으로
‘부산 엑스포’로 래핑한 에어부산 항공기는 27일까지 누적 운항 횟수 3000회를 돌파했다. 운항 거리는 398만㎞에 달한다. 엑스포 유치 염원과 지지를 당부하는 승무원의 기내 방송 역시 3000번 넘게 흘러나왔다.

지난 3년 동안 부산시 등에 전달된 기업 기부금은 194억원 규모다. 부산은행과 넥센그룹, 세운철강 등 지역 기업 50곳이 기부금을 전달했다.

부산시는 시민과 기업의 염원을 담아 활발한 유치 활동을 벌였다. 150개국 770명을 만나며 지속적인 연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37곳이던 자매·우호 도시는 올해 49곳으로 크게 늘었다. 교육과 노동, 기후 위기 등 각종 격차 해결을 위한 장을 만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권에 머물던 부산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했다. 영국 지옌이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센터지수에서 부산은 2021년 세계 62위에서 올해 15위로 올라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발표하는 세계 최고 여행지에도 선정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가덕신공항 등 주요 현안을 엑스포 추진과 함께 확정 지었다”며 “시민으로부터 추진 동력을 얻은 만큼 동남권 경제 성장축 구상안 등 부산의 미래를 위한 현안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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